세상에 찾고 싶은 것들의 대부분의 기본적인 것은 선천적으로 가지고 태어난다고 합니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다양한 것들과 경험이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것을 느낄 때가 있는데요. 오래된 학문은 어느 정도 수준까지는 학문에만 머물러 있지만 터닝포인트를 넘어서면 다른 분야까지 시야가 넓혀지게 되는 시기가 있습니다.
아름다운 풍경을 보며 바쁜 일상의 호흡을 다듬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매학정의 앞을 흐르는 강물이 채워졌던 공간이 비워졌을 때의 모습은 황량한 것이 아니라 채우고 싶은 그런 마음이 드는 것 같습니다.
조선시대 4대 명필은 안평대군 이용, 자암 김구, 봉래 양사언, 고산 황기로를 꼽을 수 있는데 그중에 황기로가 은둔하면서 살았던 곳이 바로 구미에 있습니다. 바로 이곳 매학정이라는 정자가 자리한 곳입니다.
매화나무와 학이 좋아 매학정이라고 부르던 정자의 주인 황기로는 14세에 사마시에 합격했지만 평생 벼슬에 나아가지 않았다고 합니다.
아직 완전한 겨울의 날씨가 아니여서 나들이하기에 적절한 때입니다. 수행의 꽃이자 선비의 꽃이라고 부르는 매화의 이름을 그대로 붙인 매화정은 홀로 서 있는 정자인데요. 홀로 서 있지만 외로워보이지 않습니다.
홀로 살아가면서 자신 내부에 충실했던 사람의 공간이 이곳에 있었습니다. 조선시대에 유명한 유학자인 율곡 이이는 이곳에 매학정 기문과 시판을 남겼으며 이황의 시를 남겼다고 합니다.
사람의 마음속에 신령함이 있다는 것을 알았던 사람이 바로 황기로가 아닐까란 생각을 해봅니다.구미의 매학정은 1592년 임진왜란 때 불에 타 폐허가 됐으나 1654년(효종 5년)에 다시 지어졌고, 1862년(철종 13년)에 화재가 발생하여 소실됐다가 1970년에도 크게 보수를 한 후 오늘에 이르고 있습니다.
잠시 흘러가는 낙동강을 바라보았는데요. 낙동강은 큰 강입니다. 저 멀리에서 시작해서 부산까지 흘러가는 것입니다.
모든 사물의 겉과 속, 정한 것과 거친 것이 이르지 아니함이 없고 내 마음 전체의 작용이 밝지 않은 것이 없다는 것이 이제야 조금씩 이해가 됩니다. 무엇보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본인 스스로 좋아하는 일, 가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찾는 것도 필요합니다.
매학정으로 들어가는 입구에는 지금도 매화나무가 심어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요. 언덕에 정자를 지어놓고 은둔의 삶을 살았던 고산(孤山) 황기로(黃耆老1521-1575 이후)가 매화나무를 사랑했던 것은 자연의 지극함을 알았기 때문이었을 겁니다.
고고한 정자가 자리한 이곳에서 짧은 시간을 보내며 흔들리는 것과 변하지 않은 것과의 관계를 생각해보았습니다. 한 걸음 물러선다는 것은 자신과 자신의 감정을 잠깐 분리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이제 겨울이 지나면 매화나무에 꽃이 피겠죠. 그때 다시 구미 매학정을 찾아가봐야겠습니다.
※ 기자단의 100% 순수 개인적인 견해로 작성된 기사임을 밝힙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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