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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소개 프로그램을 볼 때 종종 듣는 말이 있습니다. ‘이 영화는 미장센이 참 뛰어나요!’ 이때 미장센(Mise-en-Scène)이란, 영화와 연극 등에 사용되는 용어로 인물이나 사물, 조명, 의상을 어떻게 배치하는가 하는 미학상 표현 개념을 말합니다. 즉 화면이 어떠한 의미를 담고 있는가로 간단하게 정리할 수 있는데요. 오늘은 색감에 관한 미장센이 뛰어난 영화를 준비했습니다. 4가지 색깔테마에 어울리는 영화들, 지금 만나보실까요?



RED 영화 <HER>

포스터부터 강렬한 빨간색이 인상적인 영화<HER>. 이 영화 속의 주인공 ‘테오도르’는 삭막하고 메마른 도시를 보여주는 잿빛도시와 달리 붉은색 옷을 입고 등장합니다. 영화는 주인공의 옷과 주변 소품의 색으로 주인공의 마음을 대변하는데요. 그의 붉은 옷은 사랑에 한 번 실패한 경험이 있어 사랑을 두려워하지만, 여전히 사랑을 갈망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러던 어느 날 인공지능 운영체제 ‘사만다’를 만나게 된 테오도르. 그는 자신을 이해해주고 위로해주는 사만다에게 점점 이끌리게 됩니다. 영화는 그가 느끼는 감정에 따라 화면 속 그의 옷 색이 변화하는데요. 행복과 사랑을 느낄 때는 붉은 셔츠를, 사만다와 사이가 좋지 않거나 그가 아무런 감정을 느끼지 못할 때는 노란셔츠를 입고 있는 그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화면의 색에 따라 인물을 감정을 드러내는 영화 <HER>. 계속해서 변하는 색에 주목하며 영화를 감상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PINK 영화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케이크처럼 달콤한 핑크빛이 두드러지는 영화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하지만 이 영화는 달달한 색과는 달리 세계 최고 부호 마담D의 살인사건을 다루고 있습니다. 화면을 채우는 아기자기한 색감과 살인사건이라는 이야기가 아이러니하게 조화를 이루는데요. 마담D 살인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된 주인공 M.구스타브. 그의 탈옥을 위해 필요한 도구를 쿠키 속에 숨겨 들어오는 등 영화는 앙증맞은 소품을 사용해 자칫 무거울 수도 있는 이야기를 유쾌하게 표현했습니다.


총 4개의 액자식으로 구성된 영화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1930년대, 1960년대, 1980년대, 현재의 시간을 오가는 영화는 그 시대마다 화면 비율을 다르게 해 색다른 재미를 선사하고 있는데요. 각 시대별로 선호하던 화변비율로 제작해 하나의 액자가 바뀔 때마다 화면비율도 함께 바뀌는 디테일의 끝을 보여주었습니다.



GREEN 영화 <마담 프루스트의 비밀정원>

기억은 일종의 약국이나 실험실과 유사하다. 아무렇게나 내민 손에 어떤 때는 진정제가 때론 독약이 잡히기도 한다.’ 영화는 20세기 작가 마르셀 프루스트가 남긴 이 말에서 시작합니다. 어릴 적 부모를 여위고 두 이모와 살아가는 ‘폴’. 이모들은 폴을 세계적인 피아니스트로 만들려고 했지만 폴은 그저 댄스교습소에서 피아노 연주를 하며 살아갑니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이웃 마담 푸르스트의 집을 방문한 그는 그녀가 키우는 작물을 먹고 과거의 상처와 추억을 떠올리며 자신이 잃어버린 기억들을 마주하기 시작합니다.


꿈을 통해 자신의 기억을 마주한 폴. 영화는 그 속에서 몽환적이면서도 비현실적인 색감으로 관객을 사로잡는데요. 그 중에서도 화면 가득 채우는 초록색이 단연 돋보이는 영화입니다. 기억을 찾아가는 과정을 신비롭게 표현한 영화 <마담 푸르트스트 비밀정원>. 영화는 온통 초록빛으로 화면을 물들이며 기억을 되짚어보는 시간을 우리에게 선물합니다.



BLUE 영화 <이퀄스>

지금보다 발전된 미래사회. 그 속의 사람들에게는 좋고, 싫고, 따분하고, 즐거운 표정이 없습니다. 모두가 같은 색, 같은 스타일의 옷을 입고 정해진 일과를 반복합니다. 남녀 간의 사랑은 인류를 위협하는 심각한 질병이라고 판단하는 사회에서 영화 속 두 주인공은 감정을 느끼기 시작합니다. 분노, 놀람 따분함 그리고 사랑.


이들은 있는 미래 사회는 온통 하얀색으로 뒤덮여있는데요. 겨울처럼 시린 하얀색은 단 하나의 감정도 섞이지 않아있음을 의미합니다. 그에 반해 두 주인공이 마음을 주고받는 순간에는 푸른색이 화면을 가득 메웁니다. 이는 투명한 공기 속에서도 하늘이 푸르게 빛나듯 감정이란 아무리 통제하려 해도 통제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변화하는 색을 통해 두 남녀의 감정 변화를 보여주는 영화 <이퀄스>. 이들이 마지막에 물들어갈 색이 무엇일지 생각하며 영화를 감상해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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