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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동준비④] 체온상승 보장! 겨울에 읽기 좋은 따뜻한 성장소설

by 스마트시티

‘거대한 새가 알을 깨고 나오려고 싸우고 있었다. 그 알은 세계였고, 그 세계는 산산조각이 나야 했다.’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에 나오는 유명한 문구입니다. 성장은 아픔이 수반됩니다. 그러나 그 고통을 감내하고 알을 깨고 나왔을 때 진정한 세계를 만날 수 있습니다. 현실의 직시와 극복, 그리고 성장으로 이어지는 우리의 삶. 그래서 그 과정을 담아낸 성장소설은 비단 청소년뿐만 아니라 전 세대의 공감을 불러일으키며 감동을 전합니다. 오늘은 우리의 내면을 따뜻하게 만들어준 성장소설 세 편을 만나봅니다.

 

반세기 넘도록 사랑받은 작품 <앵무새 죽이기>

1960년 출간 직후 미국 전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그 이듬해 작가 하퍼 리에게 퓰리처상의 영예를 안겨 준 작품 <앵무새 죽이기>. 전 세계 40개국에 번역되며, 4천만 부 이상이 판매된 놀라운 소설입니다. ‘다름’과 ‘틀림’의 차이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이 소설은 미국의 고등학교 교과 과정에도 포함돼 학생들에게 미국의 역사와 인권 의식의 향상에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시작도 하기 전에 패배한 것을 깨닫고 있으면서도
어쨌든 새로 시작하고 그것이 무엇이든 끝까지 해낼 때 바로 용기가 있는 거다.
승리란 드문 일이지만 때론 승리할 때도 있지.”

 

1930년대 대공황의 여파로 피폐해진 미국의 모습과 사회계층 간, 인종 간의 첨예한 대립을 고스란히 녹여낸 작품 <앵무새 죽이기>. 앨라배마 주에 세운 가상의 마을 메이콤에서 6살 소녀 ‘스카웃’이 과거를 회상하는 식으로 전개되는 소설입니다. 호감 가는 가족과 이웃의 모습, 그리고 은둔하는 이웃에 얽힌 괴담, 그리고 변호사인 아버지가 진행하고 있는 재판과정까지 더해 웃음과 긴장을 골고루 이끌어내는 수작입니다. 특히 비중 있게 다룬 흑인의 인권문제는 정의와 양심, 용기와 신념이 무엇인지를, 인간의 편견과 이해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영혼을 어루만지는 따뜻함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


1976년, 미국에서 출간된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은 저자 사후 12년이 지나서야 제대로 된 평가를 받은 작품입니다. 인디언의 영혼과 그들의 세계를 알려준 포리스터 카더의 자서전과 같은 이 책은 발간 당시에는 판매 부진으로 바로 절판되었습니다. 하지만 책을 읽은 독자들이 하나둘 입소문을 내면서 점점 많은 사람들이 찾게 되었고, 복간된 후 지금까지 스테디셀러로 사랑받고 있습니다.

 

“때로는 혹독한 겨울도 필요하다고 할아버지는 말씀하셨다.
그것은 무엇인가를 정리하고 보다 튼튼히 자라게 하는 자연의 방식이었다.
예를 들면 얼음은 약한 나뭇가지만을 골라서 꺾어버리기 때문에
강한 가지들만이 겨울을 이기고 살아남게 된다.”

 

이 책은 주인공인 ‘작은나무’가 홀어머니의 죽음으로 조부모와 함께 살게 되면서 시작합니다. 체로키족인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산 속 오두막에 살면서 그는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법을 배워갑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탐욕과 위선으로 점철된 현대사회를 여과 없이 보여주기도 하는데요. 산 아래 마을에서의 일, 강제로 고아원에 보내진 일 등을 통해 현대사회의 허구성을 꼬집습니다. 이 책은 우리 주변의 작고 소중한 것들을 다시 한 번 되돌아보게 해줍니다.

 

대가가 쓴 아름다운 이야기 <페터 카멘친트>


독일 소설가 헤르만헤세는 선과 악, 밝은 세계와 어두운 세계, 육체와 영혼의 이분법을 지양하고, 이것의 조화를 이루는 세계를 다수의 작품으로 남겼습니다. 이러한 주제의식은 성장소설의 특징과도 잘 맞아떨어지면서 그를 성장소설의 대가로 불리게 했는데요. 유명한 작품인 <데미안> <수레바퀴 밑에서> <싯다르타> <유리알유희>를 제쳐두고, 오늘은 헤세의 첫 장편소설 <페터카멘친트>를 소개해드립니다. 다른 작품들에 비해 많이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헤세의 문학적 역량을 최초로 입증한 작품이자, 그의 전체 작품을 관통하는 세계관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작품입니다.

 

“보이는 모든 것에 사랑을 쏟아 붓고,
아무것도 사소하게 취급하거나 경멸하지 않는다는 이런 것이
내 우울해진 삶을 얼마나 새롭게 하고 위안을 주었는지 이루 다 말할 수가 없다.
말없이 꾸준하고 잔잔한 사랑보다 세상에서 더 고귀하고 행복한 것은 없다.”

 

<페터 카멘친트>는 산골 소년이 도회지로 떠나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과의 경험을 통해 시인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그린 작품입니다. 알프스의 풍경과 그곳 사람들에 대한 서정적인 필치가 특징인 이 소설은 주인공이 낯선 세상과 부딪히면서 내면이 성숙되는 과정을 유쾌하게, 때로는 아름다운 슬픔으로 그려냅니다. 한 소년이 학문과 예술을 접하고, 사랑과 우정에 눈을 뜨고, 가까운 사람의 죽음을 체험하면서 자신의 삶을 이해해 가는 과정을 따라가며 독자들 역시 마음이 뜨거워지는 것을 느끼게 되는데요. 특히 주인공과 친구가 나누는 진한 우정은 독자를 완전히 매료시킬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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