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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월, 야은 길재 선생의 위대한 학문적 업적과 가르침을 기리고자 시작된 밤실벽화마을 만들기 사업이 5개월간의 시간을 거쳐 10월에 개장식을 마쳤습니다. 650여 명의 자원봉사자들의 손길로 아름답게 탄생한 밤실벽화마을. 이 기나긴 여정을 함께한 백주민 작가를 만났습니다.

 “5년 전, 아들이 도산초등학교에 입학했어요. 우리 아이와 친구들이 다니는 길에 예쁜 그림을 그려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동장님께 제안을 드렸어요. 예산문제도 있고, 흐지부지 되었는데 스마트시티가 동참하면서 벽화마을 만들기를 진행하게 되었어요.”

어린시절, 친구들과 골목을 뛰어다니며 소소한 추억을 쌓아온 백주민 작가. 자신에게 소중했던 유년의 추억을 아들에게도 선물하고 싶다는 취지에 공감한 스마트시티가 참여하면서 벽화마을 사업이 본격적인 첫 발을 내딛게 되었습니다. 2014년 4월부터 10월까지, 일주일에 3~4회 벽화 작업이 이루어졌습니다. 골목길 담벼락을 캔버스 삼아 백주민, 안정환 작가가 밑그림을 완성하면 자원봉사자들이 색을 입히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는데요,

 “처음에는 밑그림에 어떤 색을 칠해야 할지 일일이 다 정해줬어요. 그러다 어느 순간부터는 물감을 펼쳐 놓고 자원봉사자들이 원하는 색을 직접 칠하도록 했어요. 그렇게 작업을 진행하다 보니 자원봉사자들이 더욱 즐거워하고 뿌듯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처음 밤실마을 벽화 작업을 시작했을 때, 동네 주민들의 우려 섞인 목소리도 있었습니다. ‘예쁜 그림이 시간이 지나 오히려 흉물이 되어 버리진 않을까’하는 걱정 때문이었는데요, 하지만 수많은 자원봉사자들이 낡은 담벼락에 주민들의 이야기가 담긴 그림을 정성껏 완성해 나가면서 걱정이 기쁨으로 바뀌었다고 합니다.

“작업이 한창 진행되던 여름날, 땀을 뻘뻘 흘리며 작업하고 있으면 마을 어르신들이 시원한 단술을 내어주시고요, 부침개도 만들어주시곤 했어요. 마을 이웃과의 정을 쌓으며 신나게 작업하면서 힘들줄도 몰랐죠.”

초등학교 5학년인 백주민 작가의 아들도 650여 명의 수많은 자원봉사자들 중 한명이었는데요, 자신이 매일 다니는 등하굣길에 자신이 직접 색칠한 그림이 있으니 자긍심을 느낀다고 합니다. 이렇게 자원봉사자들의 땀과 노력이 더해져 탄생한 밤실벽화마을, 그녀에게 가장 애착이 가는 골목길은 어디일까요?

“아무래도 제가 어린 시절 뛰어놀던 동네 골목과 가장 닮은 시크릿 가든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이 골목에는 재미있는 트릭아트 작품이 가득한데요, 모두 이곳에 거주하시는 마을 어르신들의 이야기 담겨있어서 가장 애착이 가요. 이곳에서 젊은이들은 새로운 풍경을, 어른들에게는 옛 향수를 떠올리면 좋겠습니다.”

한편 백주민 작가는 작품 활동뿐 만 아니라 사곡동에서 여정아트갤러리를 운영하며 지역 문화 발전과 활성화에 힘쓰고 있는데요. 자신의 재능을 살려 고령의 한 마을과 도량동 벽화 작업을 하는 등 재능기부에도 앞장서고 있습니다.

자신이 가진 재능을 활용할 수 있는 곳이 있다는 게 감사한 일이라며 앞으로도 재능기부를 계속하고 싶다는 백주민 작가. 그녀가 진심을 다해 전하는 나눔의 손길이 지역 곳곳에 아름답게 뿌려져 웃음 가득한 마을이 많아지길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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