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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명과 곡우를 지나 화창한 날씨가 연이어 지는 이맘때. 나들이 가기 딱 좋은 타이밍인데요. 이번 주말에는 도시락과 돗자리를 준비해 구미시내 문화재 탐방을 떠나보는 건 어떨까요? 역사 산행을 즐길 수 있는 금오산 마애보살입상부터 구미시 우호의정원에 자리 잡은 생육신 경은 이맹전 유허비각까지 자연과 문화재를 함께 즐길 수 있는 곳들을 소개합니다.

 

<금오산 마애보살입상 ⓒ구미시>

 

‘얼굴은 비교적 풍만하고 부피감이 있다. 눈이 가늘고 입은 작아 신라시대와 달리 발전된 고려시대 보살상임을 보여준다.’ 금오산 마애보살입상의 묘사입니다. 도립공원 1호 금오산 절벽의 바윗면을 깎아 만들어진 작품인 ‘마애보살입상’은 높이는 5.55m에 달합니다. 이 보살입상의 제작 시기는 10세기 중엽 이후로 추정되는데요. 상당한 수준의 조각가에 의하여 조성된 작품으로 사료되고 있습니다.


‘마애보살입상’은 보살상이 암벽의 모서리 부분을 중심으로 양쪽에 조각된 특이한 구도를 하고 있습니다. 입상(立像) 앞면의 평평한 대지에는 현재 기둥의 초석이 있고 기와 조각들도 흩어져 있으며, 암벽 자체에도 목조 가구(架構)의 흔적이 보이므로 사찰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데요. 《일선지(一善誌)》 기록으로 미루어 금오산 최상봉 밑에 있었다는 보봉사(普峰寺)로 추정되기도 합니다.
문화재 : 금오산 마애보살입상(보물 제490호)
위치 : 남통동 산33(금오산 정상 동편 아래)

 


유허비란 옛 선현의 자취를 살피어 후세에 알리고, 이를 추모하기 위하여 세워두는 비입니다. ‘경은 이맹전 유허비각’은 조선시대 전기의 문신이자 생육신의 한 사람인 이맹전(1392∼1480) 선생의 공적을 기리는 비인데요. 이맹전은 조선 세조가 조카인 단종의 왕위를 빼앗자 이에 항거해 절의를 지켰던 6인의 신하인 생육신 가운데 한 사람입니다. 단종의 복위를 꾀하다가 죽은 사육신과는 달리 목숨을 잃지는 않았지만 평생 초야에 묻혀 살았던 사람이지요.

 


 

이맹전의 호는 경은으로, 길재의 제자가 되어 가르침을 받고 과거에 급제했습니다. 거창 지역에 현감으로 있을 때에는 어진 다스림을 베풀어 고을 사람들로부터 ‘청백리(청백한 관리)’라는 호칭을 얻기도 했다고 하는데요. 세조인 수양대군이 어린 조카인 단종의 왕위를 찬탈하자 벼슬에서 물러나 처갓집 선산에 은거하며, “눈이 어둡고 귀가 멀었다”며 30여 년을 두문불출하였습니다.

 

그는 단종이 유배당한 영월 쪽으로 절하며, 북쪽인 한양 쪽으로는 앉지도 않은 의리의 신하였다고 하는데요. 이러한 이맹전의 충절을 기리기 위해 세운 경은 이맹전 유허비각은 숙종 때 선산부사를 지내던 김만증이 세운 것입니다. 원래 이맹전의 유허지인 형곡리에 세웠는데, 구미시의 도시개발로 인하여 구미시립도서관 정원에 옮겨졌습니다. 이맹전 선생의 묘비는 해평면 금호리 산 1에 위치해 있습니다.
문화재 : 경은 이맹전유허비각 및 묘비(지방문화재자료 제346호)
위치 : 형곡동 142(구미시립중앙도서관 내)

 


양이침범 비전즉화 주화매국(洋夷侵犯 非戰則和 主和賣國). ‘서양 오랑캐가 침입하는데 싸우지 않으면 화해할 수밖에 없고, 화해를 주장하면 나라를 파는 것이 된다.’라는 글이 적혀있는 척화비. 1866년 병인양요와 1871년 신미양요를 치른 후 서양을 배척하고 그들의 침략을 경고하기 위해 1871년 대원군 이하응의 명령에 의해 전국 주요 도로변에 세워졌습니다. 구미척화비 또한 그 당시 세워진 비 가운데 하나인데요. 높이 175cm, 폭 186cm 정도인 구미척화비는 다른 척화비와는 달리 자연석에 글을 새겼다는 점이 독특합니다.
 

전국에 있는 척화비는 1882년 임오군란 후 대원군이 청나라에 납치되고 조선이 나라의 문호를 개방하면서 대부분 묻히거나 철거되었습니다. 그러나 140년이 지난 지금도 부산과 경남북, 충북, 전남 등지에 20개 가량이 남아 있는 상태인데요. 경상북도 내에는 구미를 비롯, 청도, 포항 등에서 척화비를 만나볼 수 있습니다. 직접 찾아가본 구미척화비는 깨끗한 주변 환경을 보여줘 관리가 잘 돼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대표적인 수출도시에 자리 잡은 척화비를 보며, 역사 속 지금과는 사뭇 다른 시대의 한 단면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문화재 : 구미 척화비(지방문화재자료 제22호)
위치 : 구포동 산52-1(구미3공단에서 2공단으로 넘어가는 솔뫼고개 도로변에 위치)

 

 

참고문헌
<구미-선산 지역 문화의 복합성 구미문화재탐방> 전정중 지음, 한국학술정보
<구미·김천의 문화유적 알기> 김환대 엮음, 한국학술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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