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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이야기/행복나눔 스토리

누군가를 돕는 것은 곧 자신을 돕는 것이다 구미시니어클럽 이원재 관장

by 스마트시티

 

 

옛날, 마을에서 존경받으며 삶의 지혜로 공동체를 이끌어갔던 노인들. 각박해지는 현대사회에서 핵가족화, 고령화 등을 겪으며 힘든 노후를 보내고 있는 노인들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습니다. 단순히 일 방향적인 수혜에서 벗어나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 활기찬 노후생활을 장려하고 있는 구미시니어클럽. 이곳의 이원재 관장은 어른신들의 삶의 질을 높이며, 건강한 공동체 회복을 위해 힘쓰고 있습니다.


노인 일자리 전담기관 구미시니어클럽
2002년 8월 개관해 올해 설립 14년을 맞이한 구미시니어클럽. 구미시 시니어들의 희망일터로 어르신들의 다양한 사회활동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문화재관리, 초등학교급식도우미, 깔끔이청소소독 등 지난해 17개 사업단에서 600여 명에 이르는 어르신들이 활동했고, 10년 이상 장기적으로 이곳에서 일하고 있는 분들도 많다고 하는데요. 올해는 그 규모를 더 늘려나갈 계획입니다.

 

시니어클럽의 사업은 일자리사업과 돌봄사업으로 크게 나뉘고, 세부적으로 창업형, 교육형, 지역형사업으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창업형사업의 1차 목표는 자립 가능한 사회적기업 만들기입니다. 지금까지 이곳에서 2개의 사회적기업이 탄생했는데요. 구미시 1호 사회적기업이자 간병사업과 재활용사업을 수행하는 ‘참살이’와 예비사회적기업이자 도시락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는 ‘맛사랑’이 그것입니다. 취약계층의 어르신들을 고용해 사업을 꾸려가고 있는 이곳에서 창출된 수익은 또다시 지역사회 공헌에 활용되고 있습니다.

 

 

노인이 노인을 돌본다. 노노케어
홀로 집에 남겨져 식사도 제대로 챙기지 못하는 어르신들이 생각보다 많은데요. 구미시니어클럽은 가족 및 이웃과 단절된 복지사각지대에 놓인 어르신에게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이원재 관장이 생각하는 노인문제의 핵심은 바로 어르신들의 역할상실이라고 하는데요. “가정과 마을 공동체가 붕괴되면서 역할을 상실한 어르신들이 소외감이 가장 큰 문제점입니다.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 첫 번째 열쇠는 이러한 어르신들에게 역할을 제공해드리는 것이죠. 어르신들을 중요한 사회적 자산으로 활용하면 우리 사회 또한 더욱 건강해질 수 있습니다.”

 

사실 일자리를 만든다고 해서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구미시니어클럽은 일자리 외에도 필요한 부분은 ‘노노케어’의 방식으로 해결하고 있습니다. 심각해지는 노인문제를 노인들끼리 해결하자는 뜻의 노노케어는 구미시니어클럽이 전국에서 가장 모범적인 활동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노노케어의 핵심은 ‘사랑고리제도’입니다. 사랑고리제도는 일종의 봉사 품앗이제도로 미국에서 시작한 타임달러 운동을 차용한 것인데요. 봉사자가 1시간의 봉사활동을 하면 사랑고리은행으로부터 1고리를 받게 됩니다. 일종의 봉사화폐로 차후 도움이 필요할 때 이용할 수 있고, 미용실, 로컬푸드 매장 등 가맹점에서 물품을 구입하는데 사용해도 됩니다. “어르신들은 사랑고리제도를 ‘내가 너의 자식이 되고, 네가 나의 자식이 된다.’라는 말로 표현합니다. 참여하시는 어르신들이 몇 백 명에 이르는 대가족을 구성한 거죠. 이를 통해 누군가에게 무조건적인 도움을 받는 것이 아니라, 함께 일하고 서로 돌보며 노인문제를 스스로 해결하고 있습니다.”

 

구미시니어클럽의 노노케어는 일자리사업과 봉사모델을 결합한 것으로 전국적인 성공사례로 꼽힙니다. 2013년 3년 연속 보건복지부 기관평가에서 A등급을 받은 것은 물론 2014년 경북 노인일자리 경진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우리는 가족입니다
이재원 관장이 구미시니어클럽을 맡은 지 벌써 2년 6개월이 지났습니다. 초대 관장이자 스승인 김요나단 신부가 설립한 봉사단체 ‘요한선교센터’에서 호스피스 봉사를 하며 이쪽 일에 발을 들여놓은 그는 한때 삼성맨이기도 했습니다. 구 제일합섬에 직장생활을 하던 그가 주말이면 다니던 호스피스 활동을 통해 삶의 진로를 바꾸게 된 것입니다. “나약한 어르신들에게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배웠습니다. ‘우리는 가족이다.’ 라는 말을 정말 많이 하셨죠. 사실 인간의 진짜 소외는 인간관계에서 분리될 때 나타납니다. 어르신들이 서로 도와가며 함께 살아가는 것을 보며 공동체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늘 되새기고 있습니다.”

 

 

구미 삼성전자 스마트시티와 작년 말 김장축제에 함께한 구미시니어클럽. 축제에서 직접 김장봉사를 하고, 61명의 취약계층 노인들에게 김장김치을 전달했습니다. 그러나 이 김장김치도 그냥 준 것이 아니라고 합니다. 사랑고리 봉사자들에게 고리와 김장김치를 교환했습니다. 이렇게 외부에서 들어오는 자원도 사랑고리를 이용하면 차후 연쇄적인 봉사가 일어날 수 있습니다.

 

“직장을 다니면서 5년 정도 봉사활동을 했고, 그만두고 15년 정도 이 일을 하고 있습니다. 제 속에 깊숙이 박혀 있는 단어는 공동체입니다. 간디가 세상을 바꾸려면 마을을 바꿔야 한다는 말을 했습니다. 저는 인간의 행복은 나와 가까이 있는 사람들과 잘 지낼 때 생긴다고 생각합니다. 마을공동체를 회복시키는 것이야 말로 우리 모두가 해야 할 일이고, 저의 소임이라 생각합니다.”

 

구미시니어클럽에서는 80대 할머니가 90대 할머니를 모시고 병원에 갑니다. 그동안 차도가 없던 90대 할머니의 건강상태가 이 동행서비스 이후로 호전되었다고 하는데요. 의사의 처방을 이해하지 못하는 할머니를 위해 80대 할머니가 매일 직접 투약관리를 해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전문가가 해줄 수 없는 부분을 어르신들이 꼼꼼히 메우고 있습니다. 수혜자가 봉사자가 되어 서로에게 힘이 되고 있는 구미시니어클럽의 회원들. 발상의 전환을 통한 접근법으로 어르신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있는 구미시니어클럽에서 건강한 지역사회의 미래를 엿볼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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